나눔-우리에게 준비란 무엇입니까?(평신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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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76회 작성일 23-11-12 11:51본문
오늘 예수님께서 열 처녀의 비유를 통해 깨어 있는 삶을 요청하십니다. 그 이유를 복음에서 분명히 밝히십니다.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무엇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이미 알고 있다면, 누구나 다 그것에 대해 마땅한 준비를 해놓을 것입니다. 이 준비는 단순히 다가올 일을 순조롭게 넘어가기 위한 수단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앙
안에서 자신의 존재까지 연관됩니다.
준비되어 있는 자와 준비되어 있지 않는 자의 삶은 확연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준비되어 있는 자의 삶에서 가장 분명히 드러나는 모습은 여유로움입니다. 이 내적인 여유로움은 진실로 강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할 수 있음에 대한 유무를 넘어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입니다. 세상 안에 살아가는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힘이며, 세상을 창조하신 그분께서 주신 가장 고귀한 은총이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서부터 오는 것에 마음을 두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으며,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흘려보낼 수 있는 여유로움입니다. 이는 세상 안에서 자신을 살리는 준비이며,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남기 위한 준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등장하는 슬기로운 처녀들이 보여준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준비된 삶에서 멀어져 있는 이들을 바라봅니다. 그들은 '준비'라는 것에서 멀어져 있다기보다 그것에 대한 필요성, 중요성을 모르는 이들이지요. 굳이 준비가 없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오류 속에 빠져 있는 이들입니다. 자신이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나서,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느끼는, 미련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한 무지 속에 있습니다. 삶의 궁극적 목표를 쉽게 망각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부수적인 것들에 신경을 빼앗기곤 합니다. 이러한 반복 속에서, 자신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이들, 오늘 복음에서 드러나는 어리석은 처녀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이 준비라는 의미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지, 우리의 삶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묵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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