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위령의 날(지금 우리는 살아감과 죽어감 속에서 어디에 기울어져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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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75회 작성일 23-11-02 07:57본문
오늘 교회는 세상을 떠난 모든 영혼들이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위령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모든 인간이 외면하고 싶은 상태이지만, 그 누구도 그 과정에서 제외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죽음과 삶을 동시에 체험하게 되는 것이지요. 살아가는 그 순간이, 죽어가는 순간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죽음과 살아감 속에서 어디에 더 기울어져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죽어감에 치중되어 있으면, 우리가 대면하고, 마주하게 되는 모든 것 또한 그저 스쳐지나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다가오게 마련이고, 우리는 모든 것에 무감각해질 것입니다. 결국 살아감에 대한 평화, 행복, 기쁨이 아닌 절망과 좌절 안에서 그저 하루 하루에 정체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정체되어 있는 삶에 대해, 우리는 썩어가는 삶, 죽어가는 삶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마땅한 표현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살아감의 범주는 그저 오늘 하루에 한정된 것이지요.
반대로 우리의 삶이 살아감에 기울어져 있을 때, 생명이라는 놀랍고도 신비스러운 선물이 주어집니다. 우리가 생명을 좌우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생명이신 그분의 협력자로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 살아감 안에서 또 다른 살아감이 형성되며, 이러한 반복 속에서 조금씩 생명력이 넘치는 삶과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생명은 무한하신 하느님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성을 초월하며, 인간의 힘으로 도달할 수 없는 무한의 영역, 즉 영원함의 영역에 다가가게 됩니다.
위령의 날을 지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삶은 어디에 기울어져 있는지 묵상해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기울어져 있는 그 삶이 바로 우리가 영원히 누리게 될 삶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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