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님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는 표현 안에는 '주님의 자리를 우리 자신과 세상보다 더 높은 곳에‘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박해는 주님께서 우리 위에 존재하시기 위해, 우리가 내려 놓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주님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많은 것들이 자기들의 존재를 우상화시키길 원하지요. 이것들 안에 공통적으로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상황과 환경과 위치에 따라, 그때 그때마다 삶의 중심을 달리하곤 합니다. 일관되고 진실된 모습이 아닌 변장과 가면을 쓰며 다양한 모습도 드러내곤 하지요. 이렇게 하여 자신을 더 높이고, 더 완벽하고, 더 이상적인 자신을 만듭니다. 그렇게 해서 세상으로부터 평판이 좋은 이, 존경받는 이가 되기를 원하며, 이러한 모습 안에서 자기 만족에 빠지는 유혹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자기 만족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그것은 본래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주위 세상에 끌려다니며 만들어진 인위적인 모습이기에, 거짓과 불행, 공허함의 삶이 돌아오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자신이 자신이 만든 삶에 지쳐 쓰러지게 되는 것이지요.

자신의 존재는 스스로를 박해하는 이가 될 수도 있고, 자신의 삶을 죽음으로 몰아세우는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분께서 허락하시고, 준비하신 생명을 얻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참된 자신의 모습에서 그분을 섬기느냐? 아니면 자신을 섬기면서 거짓된 모습으로 그분을 섬기는 척을 하느냐? 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분께서 허락하신 오늘, 진실됨 안에서 생명으로 나아가시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