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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아무 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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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6회 작성일 25-09-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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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파견을 받은 제자들의 마음과 그 첫 발걸음을 묵상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해야할 일과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조건을 말씀해주십니다. 당신께서 몸소하신 일들을 그들에게 그대로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그 조건은 무소유였습니다.

여기서 문득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실 때, 제자들의 모습을 떠오려 볼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따름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따름의 삶을 살아가면서 그들이 살아가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던 이유는 자신들의 일이 아닌 예수님과 머물면서 그분께서 시키신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항상 그분만을 바라보며, 그분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제자들처럼 아무런 조건없이, 아무런 소유없이 그분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현실적인 상황을 모두 그분께 맡기며 전적으로 신앙에 의지함에 있어 늘 고민과 갈등을 일으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아시는 그분께서는 왜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말씀하셨겠습니까? 이 '아무 것'이라는 표현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하는, 하느님의 은총인 우리의 정체성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그분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족하게 만드는 그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그 '아무 것'에 맛들이게 될 때, 우리의 삶은 조금씩 그것이 지배를 받게 될 것이고, 점점 그렇게 변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마라."는 말씀은 단순히 물질적인 의미를 떠나 당신을 잊지 말라는 그분의 당부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데 그것을 놓지 못하고, 그것에 마음을 쓸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겼는데, 그것을 통해 내적 풍요로움과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평화에 사로잡혀 있던 경험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 것도 아님'은 같은 표현이지만, 그것이 누구의 일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무 것도 아님은 누구를 향해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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