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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죽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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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회 작성일 25-02-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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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는 열두 해 동안 하혈하는 여인을 치유와 회당장의 죽은 딸을 살리시는 예수님을 봅니다. 이 두 사건 모두 하느님께서는 생명의 주인이심을 드러나지요.

먼저 열두 해 동안 하혈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는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병으로부터 치유를 위해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지만, 그녀에게 돌아 온 것은 더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그녀 역시 그녀가 지니고 있는 병으로부터 다시 살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인간의 판단과 생각 안에서 여인은 삶의 포기의 문턱까지 다다랐습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고와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녀에게 남겨진 것은 절망이라는 현실이었습니다. 희당장의 사랑하는 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간적인 표현으로 그들에게 ‘죽음’이라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이미 죽음을 체험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이미 그들을 떠난 상태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분명히 직시하면서도, 그 상황의 마침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니다. 그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그분께 달려 있는 것이며, 그들 역시 그분께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마음 속에서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라고 끊임없이 애원하였을 것입니다. 세상은 그들을 떠나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의 생명을 나누셨고, 당신의 힘을 나누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절대로 우리의 죽음으로부터 우리를 무관심하지 않으십니다.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의 원하심 안에, 우리의 바라는 간절함이 일치할 때, 그분은 우리의 간절함에 기꺼이 참여하십니다. 하지만 때론 우리의 간절함을 외면하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상황에, 우리 뜻에 그분을 끼워넣고자 할 때 그렇게 되는 것이지요.

때론 죽어 있는 듯하지만, 살아 있는... 때론 살아 있는 듯하지만, 죽어 가는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모습에 더 가까이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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