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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세계 가난한 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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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7회 작성일 24-11-1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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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회는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지냅니다. 일반적으로 '가난'은, 물질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됩니다. 더 많고 적음, 풍요로움과 부족함이 기준이 되는 것이죠. 물질과 자본의 소유에 따라 삶의 질과 척도가 달라지고, 이를 넘어서 인간의 생명과 존재의 고귀함이 짓밟히고 있는 현 시대에 많은 이들에게 '가난'은 마치 운명지어진 삶의 고통이자 십자가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난이라는 것은 모든 이가 벗어나고 싶은 자리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이들이 '가난'이라는 현실을 두려워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깨져가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가난은 존재하지 않기에, 두려움의 범주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인간은 같이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인간을 위해 살지 않고, 자신이라는 개별적 존재 안에 치우쳐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말해줍니다.

많은 이들이 안으로의 삶만을 바라보고, 안을 지향하기에, 당연히 밖은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이들은 자신의 삶을 위한 경쟁의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함께 살아남기 위함이 아닌, 내가 살기 위한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될 때, 조금씩 두려움의 대상, 제거해야만 하는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이 안에서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 두려움은 서로가 서로를 갈라서게 만들지요.

그리고 가난에 대한 두려움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삶이 영원할거라는 유혹에서 더욱 거세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음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과 때를 알지 못하기에, 지금 순간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모든 이가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 세상은 생명이 숨 쉬는 세상이 아니라 이미 죽음의 지배 속에 넘어가버린 폐허같은 비참한 세상이 되어버렸을 것입니다.

세계 가난한 이의 날, 함께 살아가는 생명이 숨 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며,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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