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연중3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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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5회 작성일 24-11-10 13:51본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라고 전한다.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왜 제자들에게만 이 말씀을 전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예수님께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아 계실 때 아마 제자들도 예수님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이때 제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이 헌금함에 넣는 돈의 액수를 보고 그들의 신앙이나 헌신의 크기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에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게 아닐까.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자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다른 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를 통해 그들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어서 ‘모두 다’라는 표현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 예수님께서는 과부와 다른 모든 사람을 비교하시며 과부의 봉헌에 대해 매우 좋게 평가하신다. 다른 이들이 봉헌한 돈에 대해서는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어서 과부가 봉헌한 돈에 대해서는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어떠한 의미일까. 다른 이들은 자신들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재물을 이미 마련해 놓았고 그 후에 자신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즉 남는 것을 봉헌한 것이다. 하지만 과부는 자신의 생활에 대한 걱정 보다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을 우선시 한 것이다. 다시말해 이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느냐, 하느님을 먼저 생각하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예수님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는 과부의 태도를 더 좋게 보신다는 것이다.
수도생활에서의 청빈은 속세나 재화에 대한 욕구와 집착에서 벗어나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오늘 복음에서 과부가 보여준 모습은 이러한 복음적 청빈과 연결된다. 과부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내가 진정으로 가진 것을 모두 다 하느님께 드리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이번 주일은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주일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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