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우리는 어디에 그물을 내리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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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87회 작성일 24-09-05 13:47본문
제자들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어부라는 직업을 가진 그들은 고기를 낚을거라는 기대를 가집니다. 그들이 잡은 고기의 양에 따라 그들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그런 그들이 아무런 소득없이 빈 손으로 다시 돌아갔을 때, 그들의 마음에는 허탈감과 삶에 대한 근심, 걱정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밤새도록 애를 쓰던 그들이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다시 그물을 내렸겠습니까? 마치 예수님을 잘 알고 있었던 이들처럼 "그러나 스승님께서 말씀대로" 라는 표현을 하면서까지 말입니다.
그들은 아직 예수님께서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받으신 분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그분을 제대로,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에 다시 그물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 주님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체험하기를 원합니다. 물론 올바로 알고 이해하며 신앙한다면, 그분의 말씀대로 다시금 그물을 내려 풍성한 양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때론 우리 신앙 생활의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식별하지 못하고, 아집에 빠져 나만의 신앙 생활을 만들어간다면, 이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밤새도록 아무 것도 잡지 못하는, 결국 자신의 삶을 허탈함으로 몰아넣고 희생시키는 참으로 어리석은 이에 불과합니다.
신앙에 있어서 정확한 앎이 요구됩니다. 무조건적인 믿음은 그저 맹목적인 신앙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 맹목적인 신앙은 결국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곳에 그물을 내리는 행위일 뿐이지요. 주님이 아닌 사람의 말과 행위가 좋아서, 그곳에서 만족감을 얻고 감명을 받으며 중심없이 이곳저곳 헤매는 이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곳에 그물을 쳐야합니다. 그곳은 어디입니까? 그곳은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그곳으로 이끌어줄 수는 있지만, 발견하는 이는 자신입니다. 그리고 그곳은 자신만의 장소이며,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곳이 아닙니다. 보편적인 곳은 교회가 드러냈고, 드러내야하는 몫입니다. 그 안에서 자신이 발견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과연 어디에 그물을 내리고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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