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주일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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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64회 작성일 19-10-19 17:11본문
예수님께서 일단 가라고 명령하셨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에 대해 “모든 민족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모든 민족들, 선교의 대상에 예외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 하느님을 알지만 그분으로부터 돌아선 이들, 다시 말해 하느님과 떨어져 있는 모든 이들이 선교의 대상입니다.
선교의 대상은 내가 판단하거나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곳에, 내가 원하는 이들에게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들에게만, 이러한 선택적인 선교는 그 진정성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적인 마음에서 바라볼 때, 예수님께서 아버지께로부터 파견되실 때, 그분의 마음은 어떠하셨겠습니까? 아버지와 함께 영원히 그 곳에서 머물러 계시고 싶어 하셨겠지요. 이러한 의미에서 선교는 나의 의지를 하느님 아버지께 온전히 봉헌하는 완전한 순명의 표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내가 원하지 않는 곳에, 원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기꺼이 가야하기에 선교의 길은 평탄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적인 상처와 고통도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때론 이 선교의 삶은 십자가의 길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절망하고 좌절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분명 당신께 대한 순명으로 그분의 선교 사업에 동참하는 이들과 약속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바로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 즉, 세상으로부터 오는 그 모든 권한 위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권한으로 받으신 그분께서, 그 일을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우리의 선교사명, ‘나만 신앙생활 열심히 하면 되지 뭐, 굳이 다른 이들에게까지...’ 이러한 유혹 안에 사로잡혀 그저 자신의 기본적인 신앙만 유지하려고 할 때, 선교는 참으로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지요.
그러기에 선교는 우리의 마음을 여는데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러한 마음 안에서, 특별히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모습,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선교이며, 그분께서 원하시는 선교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한주, 교회의 선교 사명에 참여하는 사명을 받은 우리 각자의 삶을 돌아보시며,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그 정체성을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드러내는 신앙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타지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열정으로 선교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 모든 신부님,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분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한 주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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