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일 자선주일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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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979회 작성일 20-12-16 00:12본문
찬미예수님!! 반갑습니다. 남철현 대건 안드레아 수사입니다. 먼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저희 수도회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봉사자와 후원회원 형제자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주 우리는 대림 3주일이자, 자선 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림초에 촛불이 하나 더 늘어난 만큼, 세상이 좀 더 밝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흔히 ‘자선’이라하면, 어려운 이웃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거나, 가까운 이웃에게 선행을 실천하는 것 등을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자선을 자주 하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저도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 자선이나 선행을 오래 해오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선이나 선행을 하다가도, 금세 지치고 또 상대가 몰라주면 섭섭한 마음이 들어 그만 두곤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렇게 금세 지치곤 하는 자선을 ‘왜 우리에게 바라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루카 복음(7,18ㄴ-23) 내용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요한의 제자들이 보고 들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복음에서는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질병과 병고와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또 많은 눈먼 이를 볼 수 있게 해 주셨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눈 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는” 당신께서 일으키신 이러한 기적들을 요한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그러한 일을 행하신 예수님 자신을 전하라고 한 것입니다. 기적이 아니라, 예수님 바로 당신을 전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어서 7,23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모든 일을 하신 예수님이 바로 ‘주인공이시고 주체이시다.’라는 사실입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자선이나 선행을 하면서 우리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자주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자선이나 선행을 하는데 있어서 내 자신이 주체인 것 마냥, 내 힘만으로 모든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있으니까’, ‘나의 힘으로도 충분히 그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결코 우리에게 '눈먼 이들을 보게 하고, 다리 저는 이들을 걷게 하며, 나병환자들을 깨끗이 하고, 죽은 이들을 되살리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단지 예수님께서는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예수님처럼 병자를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되살릴 수 있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죠, 인간은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일 뿐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전해야할 것은 단순히 내 능력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선이나 선행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들은 믿음이 없어도,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전해야 할 것은 바로 ‘예수님 그 자체’십니다. ‘질병과 병고와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시는’ 구원자 예수님이십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의 모습은 각자 다를 것입니다. 주변 사람을 통해, 혹은 성경 말씀을 통해 내게 다가오신 모습은 다릅니다.
따라서 내게 다가오신 예수님, 그 체험을 전하면 되는 것이죠. 절망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고통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내 자신의 체험을, 자신이 받았던 예수님의 손길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진정 이러한 자선과 선행이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이라 여겨집니다.
예수님 없는 내 자신은 비천한 존재에 지나지 않고, 예수님의 사랑 없이는 어떠한 것도 ‘부질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저희에게는 ‘기쁜 소식’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셨고, 또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저희 수도회에 도움을 주시는 봉사자와 후원회원 형제자매님! 모든 일에 내 자신이 아닌, 예수님과 함께 하는 신앙생활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저 또한 봉사자분들과 후원회원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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