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서품을 준비하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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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613회 작성일 20-11-07 20:01본문
찬미 예수님!! 지난 9월 15일 사제 서품을 받은 남철현 대건 안드레아 수사입니다. 저는 사제 서품식 미사 입당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저는 코로나19 2.5단계로 인해(주교님 포함 49명) 많은 분들이 서품식에 참여하시지 못하였지만, 정말로 많은 분들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고 계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모님의 도우심과 많은 분들께서 오랫동안 기도해주시고, 마음 써주신 사랑들이 쌓이고 쌓여서, 제가 서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평범한 청년에서 수사가 되기까지 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과거의 저는 남들처럼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을 이루며 살기를 꿈꾸던 한 청년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청년들이 다 그렇듯이 저 또한 열심히 일해서 꿈꾸던 바를 이루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삶의 방향은 제가 생각한 대로 잘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수도원에 들어갔을 당시, 가장 많이 듣던 질문이 “왜 수도원에 들어가게 됐느냐?”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사실 수도원에 들어간 이유는 사회생활에 적응을 못해서도 아니었고, 사회에서 일컫는 패배자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 부모님께 신앙을 물려받아, 주일학교를 거쳐 청년회 활동, 그리고 레지오 활동 등,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교회의 가르침에 따른 삶과 사회에서 가르쳐주는 삶 사이에서, 이 둘은 저를 혼란스럽게 하였습니다.
예컨대, 교회의 가르침은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대어라.”라는 성경 말씀처럼의 가르침이라면, 사회에서는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너는 그의 왼뺨을 쳐라.’ 혹은 ‘누가 한 대 치거든, 너는 그를 두 대 쳐라.’ 식의 가르침인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에서는 바보소리를 듣습니다. 결국 저는 ‘신앙생활 따로, 사회생활 따로’ 라는 삶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해 동안 이러한 삶을 살아가다가, 청년을 위한 피정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문제를 “피정을 가서 기도를 하면 해결 되겠지,” 싶어 참여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피정이 제 기대와 달리, 고민 해결보다는 혼란만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피정을 통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피정을 시작하면서 저는 함께 참여했던 누군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성당을 나가지 않던 쉬는 교우였는데, 제가 그를 위해 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항상 받기만 하고, 자신만 알았던 저는, 비로소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하는 법을 배운 것입니다.
또한 다른 피정을 하면서 만나게 된 청년들은 제가 ‘성소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그런 말들이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주님께서 내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부르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소에 대한 고민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신앙 활동을 할수록, 하느님을 향한 마음은 깊어져만 갔고, 이것이 주님께서 부르고 계심이라 느끼며, 오랜 고민 끝에 그 부르심에 “예, 가겠습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제 성소의 여정은 오늘날 마리아의아들 수도회 수도 사제가 되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각자 부르심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결혼 성소가 있는 반면, 저처럼 수도 성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본질들은 언제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곧 이웃을 위한 희생에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그 희생 중 하나의 방법이 바로 이웃을 위해,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는 하느님께 거저 받은 사랑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수사로 살아가면서, 비록 아직까지 서툴고, 부족하고, 모든 것이 못났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조금씩 더 잘 가꿔나가고, 기도 안에서 받은 많은 사랑으로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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