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동정의 의미와 가치 (하) : 슈퍼모델 마리아, 교회의 어머니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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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734회 작성일 20-07-15 11:25본문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신디 크로퍼드(Cindy Crawford), 클라우디아 시퍼(Claudia Schiffer)…. 한 시대를 들었다 놨다 했던, 레전드 슈퍼모델(super model)들이다. 슈퍼모델은 세계적인 지명도와 엄청난 개런티를 자랑하는 상위 1% 패션모델을 말한다.
그런데 그 상위 1% 슈퍼모델을 뛰어넘는, 모델 중의 모델이 있다. 성모 마리아 만큼 동서양을 넘나들며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여인이 또 있을까. 화려한 조명을 받는다는 점, 수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다는 점에서 성모 마리아는 슈퍼모델 중의 슈퍼모델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런데 마리아는 단순히 패션쇼 런웨이(runway)의 화려함 속에서 빛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마리아 자신이 바로 모든 인류가 지향하는 삶의 ‘참 모델’이다. 특히 동정성에서 그러하다.
교회 안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마리아의 동정성은 천상은총에 대한 온전한 수용성의 모델이고, 믿음과 사랑으로 구원의 은총을 기꺼이 맞이하는 모델이다. 신앙인들이 살아가야할 완전한 삶의 모델이 마리아인 셈이다. 특히 마리아는 동정녀들의 여왕이시며 그들의 완전한 슈퍼모델이시다. 마리아의 동정성은 역사 속에서 수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그들의 독신생활 의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마리아의 동정성은 마리아의 모성과 분리될 수 없다. 약간 어려운 말이 나왔다. 아마도 이 말이 이해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동정녀라는 것과 어머니(인류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라는 것이 어떻게 연결 가능하다는 말인가.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A를 위해 B의 행동을 했다. 그 B 행동의 결과가 C다.’ 이 경우, ‘A 때문에 C의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즉 ‘A→B, B→C’ 일 경우 ‘A→C’가 된다. 이를 다음의 구절에 대입해 보자.
▲ A : 마리아는 모든 인류의 영적인 어머니가 되시고, 교회 전체의 어머니가 되신다.
▲ B : 이를 위해 마리아는 예수님 이외의 다른 육적인 자녀들을 두지 않으셨다.
▲ C : 그 결과, 마리아는 우리를 위해 영원히 거룩한 동정녀로 계신다.
▲ 따라서 A→C : 마리아는 그리스도와 모든 인류의 어머니가 되시기 위해 평생 동정녀이시다.
이처럼 마리아의 동정성과 모성은 분리될 수 없다. 왜냐하면 마리아의 모성은 근본적으로 동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만일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자신과 그 분의 구원사업에 온전히 자신을 투신할 동정녀가 필요했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모든 인류의 어머니이며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가 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아들을 낳으신 어머니 마리아는 자신을 남김없이 아들에게 내어주고 그 분을 온전히 그리고 완전하게 사랑하는데 전적으로 투신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동정 출산을 통해 마리아는 단지 하느님의 어머니로서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어머니가 된다. 따라서 마리아의 동정 모성은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와의 관계와 전 교회와의 관계 안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또한 마리아는 아드님의 육화 때부터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시면서 동시에 교회의 어머니시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합은 최초에 마리아 안에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영적인 혼인에 “예”라고 응답했을 때 실현되었다. 하느님의 선택과 마리아의 응답은 그리스도의 선택과 가톨릭교회의 응답이라는 틀로 다시 나타난다.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동참하신다. 마치 교회가 구원사업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와 같은 ‘동정녀 마리아의 모성’에 대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선언은 확정적이고 명쾌하다.
“동정녀이며 어머니이신 마리아, 교회의 전형 :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신적 모성의 은혜와 임무로 구세주이신 아드님과 일치되시고, 당신의 탁월한 은총과 임무로 교회와도 밀접히 결합되어 계신다. 이미 암브로시오 성인이 가르친 대로, 믿음과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와 이루는 완전한 일치의 영역에서 천주의 성모님께서는 교회의 전형이시다.
실제로 …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앞장서 가시며 탁월하고도 독특하게 어머니로서 또 동정녀로서 모범을 보여 주신다.
사실 마리아께서는 믿고 또 순종하시어 바로 성부의 아들을 세상에 낳아 드렸다. 참으로 남자를 몰랐지만 성령의 그느르심을 받아 새 하와로서 옛 뱀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자에게 어떠한 의혹도 섞이지 않은 믿음을 보여 드렸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많은 형제들 가운데에서 맏아들로 삼으신(로마 8,29 참조) 성자를 낳으셨으며, 그 형제들 곧 신자들을 낳아 기르는 데에 모성애로 협력하신다.”(「교회헌장」 63항)
인류의 영적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가 서둘러 집을 나선다. 그 여정을 통해 인류사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만남 중 하나가 성사된다.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루카 1,39)
김광수 요한 보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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