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_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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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364회 작성일 21-02-17 11:54본문
찬미 예수님!! 반갑습니다. 남대건 안드레아 수사입니다.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따라서 오늘 미사 안에서는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고, 머리에 얹는 예식이 있겠습니다. 이 예식은 지난해 성지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이마나 머리에 얹음으로써, ‘사람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가르침을 깨닫게 해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서.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재의 수요일에는 저희도 단식과 금육을 지키는데요. 본래 단식과 금육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 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을 기념하고, 그분께서 겪으신 수난에 동참하겠다는 의미에서 단식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 단식을 기쁜 마음으로 하는 것이 마땅해야 하는데, 그동안 개인적으로 단식을 통해 느꼈던 점이 있다면, 제가 단식을 함으로써 기쁨을 얻을 수 없던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세속적인 것들로 하여금, 제 자신의 만족을 채우고, 또 세속적인 것들로 행복감을 얻었기 때문에 영적으로 기쁨을 얻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도 오늘 복음에서 등장하는 위선자들처럼, 단식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느님과 가까워지기를 원하기는커녕, 교만한 태도로 예수님께 보상을 청한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기도 안에서 내 자신이 무엇을 위하여 단식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행위였던 것이죠.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단식이라는 행위 보다 중요한 것은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과 함께하고 있음을 말해 주십니다.
주님은 언제나 저를 믿고 함께하시려고 기다려 주시는데, 그에 비해 저는 그 만큼의 노력을 하지 못하고, 그저 단식이라는 행위로 하느님께 보상만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한때... 제가 다이어트를 할 때, 일주일에 6일은 닭 가슴살과 야채만 먹다가, 일주일에 하루는 보상의 개념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맘껏 먹었던 것처럼, 단식에 대한 보상을 당연히 제가 받을 몫이라고 당당히 여겼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저를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뜻에 맞도록 변화되기를 믿어주시고, 기다려 주신다는 점입니다. 제가 변화되기를 말없이 기다려주시는 하느님.....
그러나 너무 늦기 전에... 변화되기를 기다려 주시는 그분의 사랑을 끊임없이 갈망해야하고, 그 절실한 마음을 통해서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사순기간 동안 숨어 계신 하느님과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고, 그분의 사랑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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