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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필, 성 요셉 :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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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614회 작성일 20-08-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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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는 혼기가 꽉 차자, 요셉과 약혼을 한다.

그런데 약혼자 요셉은 지금 혼란에 빠져 있다. 마리아가 자신과 정식 결혼을 하기 전에 이미 아기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누가 임신한 여인을 아내로 받아들이겠는가. 결국 그는 파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율법은 불의를 행한 약혼녀는 돌로 쳐 죽이도록 되어 있었다. 간음한 남녀 모두에게 해당하는 형벌이었다.(신명 22,23-24 참조)

요셉의 판단 하나에 마리아의 목숨이 달려있는 상황. 이 때 요셉의 의로움이 드러난다. 그는 마리아를 위해 남모르게조용히 파혼하기로 작정한다.(마태 1,18-19 참조)

 

위기! 한 가정에 아버지가 없다면 마리아는 물론이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는 누가 부양하겠는가. 천사가 급파된다. 천사는 요셉의 꿈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마태 1,20)

천사는 이어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역할과 이름을 알려준다. 심지어 오늘날에는 법으로 금지된 태아 성별까지 알려준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마태 1,21)

 

이때만 해도 요셉은 천사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천사의 말이 요셉의 영혼을 뒤흔들었다. 자신이 믿고 신앙하는 구약 하느님의 약속, 동정녀 예언이 자신의 약혼녀 마리아를 통해 구현된다는 선언이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하신 말씀이다.”(마태 1,22-23)

 

요셉은 깨닫는다. 마리아는 구약 예언이 성취될 거룩한 여인이었다. 이어 나타나는 요셉의 태도. 경이롭다.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그리고 아내가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으며, 아들이 태어나자 천사가 일어준 대로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마태 1,24-25 참조)

 

이후 목수 요셉은 땀으로 가족을 부양한다. 아내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험난한 이집트 피난길에 나서기도 했다. 신심 깊었던 그는 또 아기 예수를 성전에 봉헌했으며, 예수가 성장할 무렵에는 목수 일을 가르쳤다.(마르 6,3 참조) 요셉의 노동과 보호가 없었다면, 예수는 물론이고 마리아도 인간적 생명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알 수 있다. 마리아, 단 한 사람만 선택받은 것이 아니다. 요셉도 선택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택 받았다는 데 있지 않다. 우리도 신앙인으로 선택받았기에 지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응답이다. 요셉은 응답했고, 평생 그 응답에 맞는 헌신을 다했다. 교회가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성 요셉 대축일(319)을 지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초창기부터 요셉을 기억했던 것은 아니다. 예수님과 성모 신심이 우선이었던 만큼, 요셉 성인에 대한 공경은 한참 뒤에야 나타난다.

성 요셉에 대한 신심이 본격적으로 고양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에 부터. 이후 1324년 마리아의 종 수도회가 319일을 성 요셉 대축일로 지낸 데 이어 1479년 교황 식스토 4(Sixtus IV, 1471~1484 재위)가 이 날을 성 요셉 대축일로 공식 인준했다. 또 교황 비오 9(Pius , 1846~1878 재위)1870128일 성 요셉을 가톨릭교회의 수호자로 공식 선포하고, 모든 신자들을 요셉 성인의 보호 아래 맡겼다. 더 나아가 1889년 교황 레오 13(Leo ⅩⅢ, 1878~1903 재위)는 성 가정의 보호자인 그를 가장의 모범으로 선포하면서 성인들 가운데 성모 마리아 다음 자리에 올렸다.

이렇게 교회가 성 요셉 신심 밥상을 차리는 동안, 수많은 성인성녀들은 그 밥상에 올릴 음식들을 준비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Teresia de Avila, 1515~1582)성부 성자 성령이 삼위일체를 이루듯 성 요셉과 성모 마리아 성자께서는 나자렛 성가정에서 이타적 삼위일체의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 세상에서 삼위일체적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성 요셉을 공경하고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1917년 파티마의 성모발현을 목격한 루치아 도스 산토스(Lucia Dos Santos, 1907~2005)는 하늘 높은 곳에서 성가정의 모습을 보았는데, 이때 성 요셉은 왼쪽 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있었다. 루치아는 이를 하느님께서 이 시대에 성 요셉이 공경되기를 원하는 징표로 이해했다.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

마리아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마리아와 요셉의 약혼 이후, 어떤 일이 있었기에 마리아의 동정 잉태가 가능했을까.

그 날.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 마리아의 집에 찾아온 것은 가브리엘 천사였다.



김광수 요한 보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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