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_응답하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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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44회 작성일 21-07-14 10:22본문
- 응답하라! 오늘!
“응답하라! 응답하라!”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다급하다. 그런데 어부는 잠을 자고 있다.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데,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듣지 못하고 있다. 응답불능, 오프(OFF) 상태다.
인간은 욕망한다. 깨어있기 보다는 잠자고 싶어한다. 험한 파도의 십자가를 싫어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한다. 문제는 인간의 욕망은 몇 번 채워진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인간 욕망의 그래프는 무한히 상승한다. 굶주리는 사람에게 욕망하는 것을 물으면 ‘먹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는 ‘따뜻한 옷’이, 고독한 사람에게는 ‘대화를 나눌 친구’가 욕망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먹는 것, 입는 것, 우정이 충족된다면 이들은 더 이상 욕망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이것이 바로 ‘욕망상승의 법칙’이다. 욕망 하나가 채워지면 어김없이 다른 욕망이 생겨난다. 이 법칙 때문에 우리는 응답을 요청하는 무전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는 불변의 법칙이 있다. 달리던 기차가 급정거하면 그 안에 서 있던 사람은 앞으로 넘어진다.(뉴턴의 제1법칙) 힘 센 사람이 약한 사람보다 볼링공을 더 빨리 굴린다. 또 같은 힘을 가진 사람이 던질 때, 볼링공 보다는 야구공이 더 멀리 날아간다.(뉴턴의 제2법칙) 대포를 쏘면 대포가 뒤로 밀려난다.(뉴턴의 제3법칙) 이것은 진리다. 하느님이 그렇게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이 법칙들은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욕망상승의 법칙은 깰 수 있다. 아니, 신앙인이기에 깰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용기를 갖고 욕망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그래서 욕망의 골짜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들을 저수지에 가둬야 한다. 그렇게 다목점 댐을 만들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그 동력으로 그리스도께 나아가야 한다. 편안하고 안락한 욕망의 삶을 꿈꾸면 진정한 평화를 얻지 못한다. 거친 항해의 고통을 피하면 훌륭한 뱃사람이 될 수 없다. 최고의 뱃사람은 가장 높은 파도를 이겨낸 사람이다.
많은 이들이 아직도 욕망의 골짜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 눈물의 골짜기에서 신음하고 있다. 걱정할 필요 없다. 하느님께서는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베푸신다. 우리는 넘쳐나게 받는다. 자비로우신 하느님은 오늘도 욕망의 깊은 잠에 빠져든 우리에게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응답하기 위해 우선 주변 소음을 꺼야 한다. 몸과 정신, 마음이 혼란과 욕심으로 가득차 있으면 무전기의 호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매일 아침 우리에게 8만 6400원을 입금해 주는 은행이 있다. 그러나 이 계좌는 당일이 지나면 잔액이 없어진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하루가 가기 전에 잔액을 모두 인출할 것이다. 오늘 8만 6400초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하느님은 그렇게 오늘 하루라는 선물을 매일 주신다. 선물로 주어졌으니 나의 것이다.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는 오로지 우리가 보게 된다. 그래서 영어에서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무전기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다급하다. “응답하라! 응답하라!” 시간이 별로 없다. 오늘!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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