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_성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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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139회 작성일 20-12-28 11:32본문
성탄이다. 아기가 태어났다. 이름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요셉과 마리아는 고민할 필요 없었다. 최고의 작명가, 하느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자신의 외아들 이름을 친히 예수라고 지으셨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마태 1,21)
그런데 그건 2000년 전 유다 땅에서의 이야기 이고….
만약 지금 한국 땅에 아기 예수가 태어난다면, 하느님은 어떤 이름을 지어주실까. 아마도 ‘명수’가 아닐까 싶다. ‘역전의 명수’의 그 명수 말이다.
이유는 이렇다. 예수는 ‘눈물 젖은 라면’을 평생 먹은 분이다. 부식으로 먹는 라면이 아닌,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먹는 라면이 어떤 맛인지 절절히 느낀 분이다. 오죽하면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루카 9,58)고 했을까.
하지만 예수는 명수다.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뭉친 ‘역전의 명수’다. 가장 낮은 자리인 마구간에서 태어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분이다. 마지막에는 무덤에서 부활해 역전의 끝판을 보여주었다. 특히 예수는 질병과 병고와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고, 눈먼 이를 볼 수 있게해 역전의 삶을 가능하게 했다.(루카 7,21 참조) 역전의 명수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마태 20,16)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 6,21)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 16,20)
역전의 명수, 예수는 9회말 2아웃에서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는 ‘홈런왕’ 이승엽 선수다. 네 차례나 다운을 당하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마침내 경기 종료 직전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세계의 주먹’ 홍수환 선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라면만 먹고 훈련했음에도 1986년 아시안 게임에서 여자 800m, 1500m, 3000m를 제패한 ‘라면 소녀’ 임춘애 선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역전의 명수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역전 홈런을 날릴 수 있을까. ‘역전의 명수’를 믿으면 된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으면 된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이름(역전의 명수)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요한 1,12)
“주님의 이름(역전의 명수)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으리라.”(사도 2,2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다.
최의영 안드레아 신부( 동아시아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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