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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57회 작성일 21-03-2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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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자. 사람들은 흔히 선후(先後)관계를 인과(因果)관계로 착각한다. 앞서 일어난 일이 반드시 뒤에 일어난 일의 원인인 것은 아니다. 죄를 지은 직후 나쁜 일이 생겼다고 해서, 그 나쁜 일의 원인이 반드시 죄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고통은 반드시 징벌적 성격을 띠지 않는다. 영광에 이르는 도구일 수도 있다. 우리는 묵주 기도를 할 때, 고통의 신비를 먼저 묵상하고 그 다음에 영광의 신비를 묵상한다. 

 

다르게 보자. 사람들은 흔히 성당에 열심히 나가면 은총과 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이미 은총을 듬뿍 받았기 때문에 성당에 나가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충만히 받았다. 그래서 감사해야 한다.

 

다르게 보자. 사람들은 흔히 "봉사한다"고 한다. 사목회, 성가대 등에 속해 일할 때도 성당에서 봉사활동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 대부분은 고생하십니다라는 본당 신부님의 말 한마디 듣지 않으면 마음상해 한다. 봉사를 한다면서도 남이 알아주길 원한다. “나는 봉사한다보다 나는 보속한다가 적절하다. 보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이 오히려 즐겁다.

 

다르게 보자. 사람들은 흔히 본당이 활성화 되려면 훌륭한 신부님이 오셔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학업의 성취는 스승의 자질보다는 배우는 학생의 자질에 더 크게 좌우되는 법이다. 본당 활성화도 가르치는 쪽의 자질보다는 배우는 쪽의 자질에 좌우되는 경향이 더 크다.

 

다르게 보자. 지금까지의 삶이 나 중심이었다면, 올해에는 하느님 중심'으로 보자. 나의 아집과 고집에서 벗어나자.

하느님 중심의 삶은 가식 없는 웃음, 엄격하지 않는 신중함, 비굴하지 않는 친절함, 대가를 원하지 않는 배려, 겉치레가 아닌 공정함, 과시하지 않는 의연함, 자만하지 않는 정의로움을 성취하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억지로 내 안에 있는 것을 버리려 노력할 필요 없다. 나를 비울 필요 없다.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원래 가진 것 없이 서 있는 존재다. 그런대 뭐 비울 것이 있겠는가. 솔직하게 서서 신앙을 고백하면 된다.

 

그동안 너무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좌우로 돌려 보자.

다르게 보자. 그 새로운 시야로  2021년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보자. 분명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역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



   

김성일 토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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