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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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852회 작성일 21-02-28 15:52본문
찬미예수님! 남대건 안드레아 수사입니다. 오늘은 사순 제2주일이며, 특별히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양업 신부님의 삶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서는 1821년 충청도 다락골에서 아버지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과 어머니 이성례 마리아 복자의 장남으로 태어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순교 성인이신 피에르 모방 신부님에 의해 신학생으로 선발되셨는데, 함께 신학생에 선발된 이들은 한국 최초의 신부님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최방제 프란치스코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어려웠던 중국의 정세와 조선의 박해, 그리고 먼저 사제 서품을 받은 동기 김대건 안 드레아 신부님의 순교와 신학생 시절 같이 수학했던 최방제 프란치스코를 열병으로 먼저 하느님 나라로 떠나보내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1849년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으셨습니다. 이후 같은 해 12월 말에 육로를 이용하여 조선의 입국하시게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페레올 주교님의 명령에 따라 험한 산악 지대의 교우촌을 중심으로 성무활동을 하셨습니다.
신부님의 업적을 선교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첫 번째로 우리나라 출신의 신부님답게 우리나라의 전통과 언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셔서 선교를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중에서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입는 상복(喪服)을 통해 외국인 신부님들과 선교사들께서 선교하시는데 도움을 주셨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큰 갓을 머리에서부터 어깨까지 덮어써서 땅만 내려다 볼 수 있게 하고, 또 얼굴 전체를 가렸기 때문에 당시 외국인 신부님들과 선교사들이 상복 차림으로 정부의 박해를 피해 무사히 선교할 수 있으셨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는 외국어로 되어 있는 수많은 기도문과 교리서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셨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기도서인 『천주 성교 공과』와 교리서인 『성교 요리 문답』이 있습니다. 이렇게 신부님께서 번역하신 기도서와 교리서 덕분에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에 대해 알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신부님께서는 당시 한자를 읽지 못하는 신자들을 향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한글을 이용해서 누구라도 쉽게 천주교의 교리를 암송할 수 있도록 교리서, 신심서를 만드셨는데, 그것이 바로 『천주가사』입니다.
무엇보다도 최양업 신부님의 가장 큰 업적은 바로 당시 박해를 피해 숨어 있던 신자들을 직접 찾아가 성사를 베풀어주시어 신자들의 영적인 갈증을 풀어주셨다는 것입니다. 신부님께서는 1850년 1월부터 1861년 6월까지 주로 서양 선교사들이 찾아갈 수 없는 지역에서 성무활동을 하셨습니다. 1850년 1월 전라도 지역부터 시작된 신부님의 사목 방문은 육 개월 가량 쉬지 않고 5개 도(당시 충청도와 경상 좌, 우도, 그리고 전라 좌, 우도)로 흩어져 있는 교우촌을 직접 찾아다니며 약 3천여 명의 교우들을 만나셨는데, 이는 당시 조선 전체 신자 수인 11,000명의 약 35퍼센트에 해당되는 수입니다.
이러한 신부님의 사목활동은 11년 동안 계속됐었는데 신부님께서는 교우들을 위해 험한 산길을 하루에 80리에서 100리, 곧 32km에서 40km이라는 먼 거리를 걸으셨습니다. 이렇듯 당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영혼 구원에 열성을 다 바치셨던 신부님께서는 결국 1861년 6월 경상북도 문경에서 과로와 식중독에 의한 장티푸스로 돌아가셨습니다.
이러한 헌신적이고 초인적인 노력으로 당신의 삶의 모든 순간을 하느님의 양들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오신 최양업 신부님을 기리며 우리는 신부님을 ‘땀의 순교자’라고 공경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성전 안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것은 최양업 신부님을 비롯하여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순교자들과 증거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최양업 신부님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든 순교자들과 증거자들이 시복 시성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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