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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_속담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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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748회 작성일 21-08-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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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신앙칼럼 - 속담열전


‘후다닥’ 1년이 지나갔다. ‘안녕! 2012’가 어제 같은데 벌써 ‘잘가~ 2012’다. 그런데 연말이 유난히 어수선하다. 지혜를 구하기 위해 구석에 던져져 있던 속담 사전을 펴들었다. 먼지가 수북하다. ‘훅!’ 입김 불고, 손으로 ‘쓱~’ 표지를 훑었다. 손톱은 슬플 때 마다 돋고, 발톱은 기쁠 때 마다 돋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요즘 세상살이를 보면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다. 사는 것이 힘들다.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마는 그래도 갈수록 태산이다. 하루하루 버티며 산다는 말이 딱 맞다.

나오느니 눈물이요, 터지는 게 한숨이다. 얼굴에 웃음 가득 피울 수 있는 날이 가물에 콩 나듯 한다. 곶감고치에서 곶감 빼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감기 고뿔도 남 안주는 구두쇠로 살 수밖에 없다. ‘사발 농사’(남의 집에 가서 밥 얻어먹고, 자기 집 쌀을 절약하는 일)라도 지어야 할 판이다. 가진 돈이 없으면 망건 꼴도 나쁘듯, 요즘 우리 모습이 그렇다. 물질적 고통과 함께 마음과 영도 함께 가난하다. 


실정이 이런데….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권에는 정쟁만 있다. 가는 토끼 잡으려다 잡은 토끼를 놓치고 있다. 게다가 굴 파지 못하는 토끼, 뒹굴지 못하는 굼벵이가 많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제는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들리지 않는다. 도끼자루가 썩고 있다. 

국민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고 해도,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고 외쳐도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힘센 놈이 염라태수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겠다. 말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궁핍해질 뿐이데(잠언 14,23)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뿐이다. 

뱀 본 새 짖어대듯 요란함이 가득하다. 말 많은 집은 장맛이 쓴 법이다. 목수가 많으면 집을 무너트린다. 배가 산으로 가려고 하고 있다. 게다가 서로 험담하는 꼴이,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하는 격이다. 빈대도 염치가 있는 법이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고 했는데, 싸움을 붙이고 흥정은 말린다. 친구 따라 강남가고, 팔이 안으로 굽고, 가제는 게 편이다. 오직 끼리끼리다. 어물전 망신을 꼴뚜기가 시키고 있다. 

그런데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고, 한 쪽만 편들기를 부추기는 이쪽 저쪽 언론도 얄밉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정체성과 가치관의 혼란이 어느덧 직장과 가정, 교회로 스며들고 있다. 그 혼란한 틈을 노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성실한 대중’의 힘을 믿는다. 특히 신앙의 성실함은 그 누구도 이겨낼 수 없다. 꼭두새벽 풀 한 짐이 가을 나락 한 섬이다. 곡식은 주인 발소리 듣고 자란다. 거저 얻은 재물은 줄어들기 마련이고 조금씩 모으는 재물은 늘어난다. 티끌모아 태산이다. 부처님 살찌고 마르기는 석공에게 달렸다. 무쇠도 갈면 바늘이 된다. 굳은 땅에 물이 괸다. 


유대인 속담에 쥐를 원망하지 말고 먼저 쥐구멍을 막으라는 말이 있다. 감나무 밑에서 홍시 떨어지길 바라는 일은 이제 그만 두자.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희망을 가져 보자. 들이 있으면 마을이 있고, 산이 높으면 절이 있다고 했다. 

사람이 어디를 가든 쉴 곳이 있다. 고통, 그 뒤의 부활을 보는 것이 신앙 아닌가. 소가 비비는 것이 언덕이라면, 우리는 신앙에 비벼보자. ‘하느님 나라’라는 기적은 그렇게 구현된다. 기적을 만들어 내는 일은 혼자서는 하기 힘들다. 참 신앙은 혼자서 구하는 것이 아니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 손뼉도 두 손이 부딪혀야 된다. 공동체가 함께해야 한다. 백짓장도 맞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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