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일_포도나무와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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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23회 작성일 21-05-02 15:13본문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말씀은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라는 말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큰 일’과 ‘작은 일’, ‘중요한 일’과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일’을 구분하며 살아갑니다. ‘사소한 일’은 자신의 능력으로 처리하거나 별다른 생각 없이 일을 대하곤 합니다만, 반대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큰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은 무언가 마음의 다짐을 하거나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또한 중요한 일들을 앞두고는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예전에 저는 다리를 다쳐서 약 두 달 정도 깁스를 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리를 심장보다 낮게 위치시키면 피가 몰려서 아팠기 때문에 무언가 할 때마다 다리 위치에 신경을 쓰느라 생각지 못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짧은 시간 동안은 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자 마음속에 한 가지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밖에 나가서 햇볕을 느끼며 천천히 그냥 걷는 것이었습니다. 다치기 전까지는 어딘가를 가려고 하면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며 때로는 걷고 또 급할 때는 뛰기도 하면서 목적지로 이동하곤 하였습니다마는 다리를 다치게 되자 걷는 것은 고사하고 집 안에서 움직이는 것조차 여간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밖에 나가서 걸어봤으면’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때 머릿속에 몇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사소한 모든 일들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들이 될 수도 있는 것이구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하고도 꼭 해보고 싶은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에게 사소한 일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이 하느님 앞에 소중하고 값어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축복을 많이 받고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이 됩니다. 그리고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라는 말씀이 조금 더 쉽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님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은총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예수님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예수님의 큰 약속이 붙어있습니다.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하느님과 비교하자면 비천하기 그지없는 저희 안에 예수님께서 머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거기에 덧붙여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약속도 해 주십니다.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그대로 저에게 이루어지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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