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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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26회 작성일 22-01-01 17:38본문
오늘 새해의 첫날,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인간이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었을까?
이는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어머니의 개념으로서 하느님의 어머니의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어머니는 자녀를 잉태하고 낳아 기르며, 자녀의 삶을 위해 그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가르쳐주며, 세상으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해주고, 아버지와 함께 자녀의 육적인, 영적인 안내자가 바로 어머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낳으시고, 기르셨으며, 죽음의 순간까지 항상 아들의 주위에서 그분과 함께 하셨던, 성모님의 삶, 하지만 그분은 어머니로서 아들을 죽음으로부터 건져내실 수 없으셨던 분이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방치하셨던 분이셨지요. 그분은 당신의 아들의 삶을 그저 바라만 보고 계셨던 분이셨습니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참으로 나약하고 힘없는 여인의 모습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으셨던 분이셨습니다. 세속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성모님께서는 어머니로서의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여인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분께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으셨는지, 신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성모님은 세상에서 인간의 형상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 중에 하느님과 가장 완전한 친교를 이루신 분이십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잉태에서 탄생, 그리고 그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여정 안에서 그분과 항상 완전한 일치 속에 살아가신 분이 바로 성모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태중에 잉태를 통해서, 그리고 탄생 안에서 당신의 팔로 당신의 아들을 품어 안으셨을 뿐 아니라, 이러한 완전한 친교를 통해서 항상 그분을 품어 안으신 분이십니다. 즉, 예수님의 삶을 품어 안으신 분이 성모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완전한 어머니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이신 성자 예수님의 삶을 품어 안으셨지만, 어머니로서 당신 자신은 품어 안지 못하셨습니다. 당신 자신의 삶은 없었던 것이지요. 하느님의 어머니로 살아가시기 위해, 모든 것을 아들을 위해 내어주셨습니다.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봉헌을 보여주신 분이셨습니다. 모든 일을 그저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시는 가운데 그저 묵묵하게 자신이 걸어가야 할 봉헌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참으로 불행한 여인이셨습니다.
아들을 위해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심으로써, 완전한 친교 속에서 아들을 품어 안으신 성모님, 하느님께서 이제 당신의 어머니를 품어 안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품 안에 계신 그분께서 이제 우리를 품어주고 계십니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구원자이신 성자 하느님을 품어 안으신 성모님의 따스한 품 안에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아들과 완전한 친교를 맺으신 어머니께서 올 한해 우리가 그 친교를 맺기를 원하십니다. 항상 우리가 필요한 것을 하느님께 전구해 주시는 어머니 성모님의 따스한 품 안에 머무는 가운데, 그분의 이름을 자주 부를 수 있는 한 해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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