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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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10회 작성일 21-12-26 14:11본문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는데,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로 올라갔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여기서 잠시 열둘이라는 숫자에 머물러 보았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열둘이라는 숫자는 완전함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충만한 때가 되어 아버지의 집, 곧 성전에 머물러 계셔야겠다고 생각하신 듯합니다. 그래서 성모님과 요셉 성인을 따라 나자렛으로 돌아가시지 않고 예루살렘에 남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찾으시는 두 분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하지만 성모님과 요셉 성인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또 예수님을 찾는데 사흘이 걸렸다고 복음은 전하는데 이 ‘사흘’이라는 시간은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나중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받으실 때, 성모님은 함께 고통받으시며 십자가 아래에 머무시겠지만 자기 아들이 아무 죄도 없이 왜 가장 끔찍한 형벌을 받으며 죽어가야 하는지 온전히 이해하시지는 못하실 것입니다.
얼핏 보면 이렇게 몰이해와 고통이 점철된 삶을 살아가신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이 이루신 가정을 오늘 특별히 기억하며 이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부릅니다. 이 가정이 ‘성가정’이 되는 이유는 이 세 분이 이루신 가정과 삶의 중심에 예수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끝까지 주장하지 않으시고 부모님을 따라 나자렛으로 돌아가십니다. 그리고 ‘순종’하며 지내셨습니다. 또한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신성을 드러내실 때가 되지 않으셨음에도 성모님의 부탁을 들어주시기 위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켜 주십니다(요한 2,1-11 참조). 예수님의 이러한 순종의 밑바탕에는 당신의 부모님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실 때 특별한 사랑으로 성모님과 성 요셉을 당신의 보호자로 선택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특별한 사랑은 비단 이 두 분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이 사랑이 너무도 강렬하여 그분께서는 당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고자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완성하시기 위해 스스로 수난을 당하시고 죽으셨다가 부활하실 것입니다. 그분의 이러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구원의 길이 열렸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삶에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때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셔도 우리는 그 뜻을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때건 어느 상황이건 우리 삶의 중심에 예수님을 모시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에 우리는 모두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 순종하여 온전히 그 안에 머무르기를 예수님께서는 원하십니다. 그 사랑의 길은 때때로 생각보다 훨씬 더 험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록 그 길이 순탄치 않을지라도 우리가 예수님의 손을 놓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는 날, 우리는 구원받은 모든 사람과 함께 하늘나라에서 거대한 성가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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