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 하느님과 현실에 대한 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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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41회 작성일 21-12-20 14:14본문
가브리엘 천사와 성모님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성모님의 인간적인 면모가 생생하게 드러난다. 한 인간의 딸이었던 성모님께 천사가 나타나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라고 인사말을 건네자 성모님께서는 이해할 수 없는 듯한 어리둥절함과 놀람의 반응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금 천천히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인지 되새겨본다. 하지만 아직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못한 성모님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자 천사가 인사말에 이어 그녀를 안심시키고자 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더욱 혼란 속에 빠져드는 성모님의 상황이다. 이 혼란 속에서 그녀의 능력과 경험 안에서 천사의 말에 대한 해석이 도저히 불가능함을 천사에게 고백한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인간적인, 세상의 이치 안에서 납득할 수 없는 무언가 명료하고 확실한 근거를 원하는 듯하다.
이제 천사는 친척 엘리사벳의 체험을 설명하며 인간과 세상을 초월하시는 그분의 뜻이 자신에게 이루어질 것임을 밝힌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그제서야 성모님께서는 불가능이 없으신 하느님의 사자인 천사의 말에 순명으로 자신의 믿음을 드러낸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믿음을 현실 안에 적용시키기란 참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성모님께서 다시 한 번 일깨워주신다. 현실 안에서 체험되는 모든 사건들을 믿음으로 100% 극복하기란 불가능하다. 이것이 신앙인들의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자신의 내적 평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신앙의 여정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넘어지고 일어섬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과 다르게 드러나기도 한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가질 수도 있다. 자신의 생각, 그리고 왜 나에게... 라는 현실적인 후회 뒤에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순명하시길 원하지는 않는지 우리 각자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결코 저버리시지 않는다. 하지만 저버리시는 것처럼 느껴지는 유혹은 우리에게 항상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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