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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받은 것을 건네주는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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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29회 작성일 22-03-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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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 다짐해보지만 실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용서한 것처럼 보이나, 어느새 화를 내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용서란 더 이상 그 무엇도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무관심 속에서가 아니라, 자비와 사랑이 관계를 초월하는 것입니다.

용서를 실천함에 있어서 가장 걸림돌 중 하나는 피해의식과 자기 판단에서 오는 억울함일 것입니다. 용서하는데 자신이 손해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그 사건이나 장면들을 떠올릴 때마다 느껴지는 심적 시련과 고통들은 용서를 몇 번이고 포기하게 만듭니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용서의 대상만이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괜히 다른 곳에 자신의 분을 풀고, 약한 이들, 그리고 그러한 공동체의 분열을 일으키는 악과 같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악의 지배 속에서 숨 죽이며, 악에 복종하는 것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길이 되곤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않느냐?” 무엇이 먼저 입니까? 자비를 베풂을 받은 것이 먼저입니다. 그 자비와 베풂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내가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자비가 아닙니다. 그 목적은 우리가 그 자비와 베풂을 받고 건네주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는 먼저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내 안에서만 그것을 간직하고자 할 때, 결국 썩어 없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건네줄 때, 그것은 영원히 존재할 것입니다. 더 이상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내가 받은 것에 감사하며 건네주는, 그리하여 영원히 간직될 수 있는 용서의 열매를 맺는 신앙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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