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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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17회 작성일 24-09-22 11:50본문
우리 나라는 순교자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생명을 갈망하는 순교가 아닌, 세상의 생명에 전전긍긍하는 배교의 삶을 택했다면, 과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떠한 분으로 남아계셨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어쩌면 우리는 그분을 알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자유로운 선택 안에서 하느님의 선물인 신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순교와 배교.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과 믿지 않는다는 것. 보이는 죽음과 보이지 않는 생명. 과연 지금 우리가 그 박해 시대에 놓여 있다면, 얼마나 많은 신앙인들이 순교와 하느님과 보이지 않는 생명을 택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듭니다.
하느님을 선택하느냐? 자신을 선택하느냐? 물론 박해 시대에 순교자들의 선택은 하느님 아니면 세상이었습니다. 중간에서 타협적인 선택은 불가능했습니다. 그 안에서 순교자들은 마치 우리의 삶을 미리 내다보고 있었던 것처럼, 하느님을 선택하여 우리의 신앙의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우리 신앙의 삶은 분명 박해 시대, 초기 한국 교회와는 다른 모습을 지닙니다. 우리는 신앙의 자유로움 안에서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하나의 과제가 주어집니다. 순교자들께서 물려주신 고귀한 신앙을 이 시대에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는가? 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먼저 신앙에 대한 이분법적인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우리는 하느님과 자신을 함께 선택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대에 신앙과 현실은 따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신앙과 현실에 대한 균형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섬겨야 하는 대상이 되시지만, 섬기는 사람은 우리 자신입니다. 섬기는 사람이 없으면, 그 대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섬기는 이들에게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섬김 자체는 현실이 아닌 환상 속에 빠져 자신만의 세계에서 허둥되는 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신앙과 현실은 함께 나아가고 있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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