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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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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01회 작성일 24-02-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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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치유해주십니다. 그의 양 쪽 귀에 당신의 손가락을 넣으시고,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가락을 대십니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한 숨을 내쉬신 다음, "열려라."하고 외치십니다. 그분의 말씀대로 그의 귀와 입이 열리게 됩니다.

그는 닫혀 있던 이였습니다. 귀가 닫히고, 입이 닫힌 이였습니다. 다른 이들의 뜻을 들을 수가 없었고, 자신의 뜻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이였습니다. 눈은 빛을 볼 수 있었지만, 귀와 입은 어둠 속에 있었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그의 삶의 자리는 빛과 어둠의 공존이었습니다. 하지만 눈을 감는 순간 그에게 펼쳐진 세상은 어둠 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들을 수 없고, 말 못하는 이가 눈을 감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것이겠습니까? 아마 그것은 죽음 속에서 살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참으로 비참한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그에게 "열려라."라는 그분의 음성과 하늘을 향한 그분의 한 숨은 생명의 열림이었습니다. 갇혀 있던 그의 생명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지요.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의 숨결로 인간을 창조하신 것처럼, 예수님의 숨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통해 다시 그에게 전달되어 생명이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이 장면에서, 닫혀 있음과 열림은 죽음과 생명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닫혀 있음은 그 이상 그 무엇도 없는, 마지막의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열림은 끝이 없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 과정 안에서 스스로가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만들어 갈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무한한 새로움의삶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마치 끝과 영원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항상 우리에 대한 믿음 안에서 우리의 삶을 열어주십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허락하신 열려 있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닫혀 있는 길을 가는지 묵상해보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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